잡학사전
내용
◆ 무너지는 뿌리산업 ◆
"주물·금형 같은 뿌리산업은 군대로 치면 '보급부대'입니다. 하지만 국내 뿌리산업 중소기업 가운데 믿고 맡길 만한 곳이 없습니다. 공급망 자체가 붕괴 직전입니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국내 한 제조 대기업 A사의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매일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A사가 제품을 만들려면 주물·금형·도금 같은 뿌리산업 공급망이 필수인데, 이미 10여 년 전부터 청년층 기피와 기술 전수 단절로 인한 경쟁력 하락으로 '밸류체인'이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A사 CEO는 "중국과 베트남 업체에서 필수 부품을 공급받고 있지만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100% 의존해선 안 된다"며 "아예 국내 협력사 2곳을 인수해 자회사로 만든 뒤 해외 생산기지 인근으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한국 제조업의 공급망을 담당하던 뿌리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날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경기 침체 장기화로 '도미노' 폐업이 이어지며 매년 500~700개의 뿌리산업 중소기업이 문을 닫는 것으로 추산된다. 뿌리산업은 말 그대로 자동차, 선박, 전자기기 등 제조업의 뿌리가 되는 산업으로 주조·금형·표면 처리가 대표적이다.
1983년 수도권 최초 주물 공업 단지로 조성된 경기 서부산업단지. 최근 방문한 공단에는 곳곳에 출입문이 자물쇠로 잠긴 공장이 즐비했다. 공단 관계자는 "인건비, 전기요금, 원자재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해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은 창립 당시 44개 회원사가 있었지만 현재 20개만 남았다. 그나마도 실제로 가동하는 업체는 9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11곳은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주물산업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40년 넘게 주물업체를 운영해 왔지만 요즘이 가장 힘들다"며 "주물산업은 자동차와 선박을 비롯해 한국의 수출 효자 상품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10년 뒤에도 생산을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선다"고 토로했다.
무너지는 뿌리산업… 몰락하는 韓제조업
주물·금형 年 500~700곳씩 폐업…"10년뒤 사라질판"
청년층 유입 없고 인건비·원자재값·전기요금 '4중고'
청년층 유입 없고 인건비·원자재값·전기요금 '4중고'
"주물·금형 같은 뿌리산업은 군대로 치면 '보급부대'입니다. 하지만 국내 뿌리산업 중소기업 가운데 믿고 맡길 만한 곳이 없습니다. 공급망 자체가 붕괴 직전입니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국내 한 제조 대기업 A사의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매일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A사가 제품을 만들려면 주물·금형·도금 같은 뿌리산업 공급망이 필수인데, 이미 10여 년 전부터 청년층 기피와 기술 전수 단절로 인한 경쟁력 하락으로 '밸류체인'이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A사 CEO는 "중국과 베트남 업체에서 필수 부품을 공급받고 있지만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100% 의존해선 안 된다"며 "아예 국내 협력사 2곳을 인수해 자회사로 만든 뒤 해외 생산기지 인근으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한국 제조업의 공급망을 담당하던 뿌리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날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경기 침체 장기화로 '도미노' 폐업이 이어지며 매년 500~700개의 뿌리산업 중소기업이 문을 닫는 것으로 추산된다. 뿌리산업은 말 그대로 자동차, 선박, 전자기기 등 제조업의 뿌리가 되는 산업으로 주조·금형·표면 처리가 대표적이다.
1983년 수도권 최초 주물 공업 단지로 조성된 경기 서부산업단지. 최근 방문한 공단에는 곳곳에 출입문이 자물쇠로 잠긴 공장이 즐비했다. 공단 관계자는 "인건비, 전기요금, 원자재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해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은 창립 당시 44개 회원사가 있었지만 현재 20개만 남았다. 그나마도 실제로 가동하는 업체는 9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11곳은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주물산업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40년 넘게 주물업체를 운영해 왔지만 요즘이 가장 힘들다"며 "주물산업은 자동차와 선박을 비롯해 한국의 수출 효자 상품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10년 뒤에도 생산을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선다"고 토로했다.
매경250617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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