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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과학] 8억5000만년 전에는 1년이 435일이었대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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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내용

[재미있는 과학] 8억5000만년 전에는 1년이 435일이었대요

화석으로 알게 된 것들

[재미있는 과학] 8억5000만년 전에는 1년이 435일이었대요
최근 약 5억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절지동물 스탄레이카리스(Stanleycaris)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어요. 몸길이가 약 20㎝까지 자라는 이 동물은 곤충과 거미의 먼 조상인데요. 고생대 초기 캄브리아기의 얕은 바다에서 살았어요. 당시에는 육지에 생물이 살지 않았고, 바다에 사는 동물도 어른 손가락 한 마디보다 작은 것들이 주를 이뤘어요. 그러니 다른 동물에게 매우 위협적인 포식자였지요.

이 동물은 생김새도 흥미로웠어요. 날카로운 이빨이 난 원형 입, 입 양쪽으로 뻗은 가시 달린 집게발, 한 쌍의 커다란 겹눈이 있었지요. 마디진 몸통에는 마디마다 노처럼 생긴 여러 쌍의 부속지(附屬肢·몸통에 붙어 있는 기관이나 부분)가 있어서 유연하고 빠르게 헤엄쳤어요. 이 모든 구조는 사냥에 최적화돼 있었어요. 모랫바닥에 몸을 숨기고 사는 작은 동물에게 부속지를 펄럭이며 다가오는 포식자의 그림자는 매우 두려웠을 거예요.

캐나다 토론토대와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은 5억600만년 전 바다를 지배했던 스탄레이카리스 화석 268개를 자세히 연구했어요. 연구 결과 스탄레이카리스의 뇌는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고, 이 뇌는 각각 눈과 가시 달린 앞 집게발과 연결돼 있었어요. 눈과 집게발의 긴밀한 협업으로 먹이를 잡아먹었다는 뜻이지요.

특히 놀라운 사실은 커다란 '세 번째 눈'이 있었다는 거예요. 이들이 정교하고 복잡한 시각 체계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연구를 통해 당시 절지동물을 포함한 무척추동물이 눈을 세 개 가지고 있는 것은 흔한 일이었고, 어쩐 일인지 2개의 눈만 남기는 쪽으로 진화가 이뤄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답니다. 이런 연구 내용은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어요.



빨랐던 자전 속도 지금은 느려져

이처럼 화석을 연구하면 고대 생물뿐 아니라 다양한 사실을 알아낼 수 있어요.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졌다는 사실도 화석으로 알아냈는데요. 20억년 전부터 온 바다에 퍼져 살았던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는 최초의 광합성 생물이에요. 특이하게도 하루에 한 층씩 일종의 막(膜)을 만드는데, 이 막의 개수를 분석하면 자전 속도를 알아낼 수 있어요.

초록색 구슬처럼 생긴 시아노박테리아는 바닥에 붙은 채 해가 뜨면 광합성을 시작해요. 20분이 지나면 분열해 두 개로 늘어나고요. 그중 하나는 여전히 바닥에 붙어 있고, 나머지는 위에 얹혀 있는 모양이 돼요. 이런 방식으로 박테리아는 20분에 한 번씩 분열해서 해가 질 때까지 길어지는데, 바위에서 마치 초록색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것 같아요. 해가 지면 하늘거리던 시아노박테리아들은 광합성을 멈추고 바위에 고요하게 내려앉아요. 그렇게 한 층이 생기는 거예요.

다음 날 해가 뜨면 그중 가장 건강한 것이 활동을 시작해 전날 만들어진 층 위로 다시 자라나기 시작해요. 나무의 나이테처럼요. 이렇게 한 겹씩 쌓여서 만들어진 구조물을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라고 해요.

분열된 시아노박테리아는 햇빛을 가능한 한 세게 받으려고 햇빛과 직각이 되도록 스스로 정렬해요. 그 결과 해의 고도에 따라 정렬하는 각도가 바뀌어요. 이렇게 쌓인 구조물을 반으로 잘라 단면에 새겨진 기울기를 확인하면, 수직을 기준으로 태양의 고도가 높은 하지일 때 기울기가 작고 고도가 낮은 동지일 때 기울기가 커요. 그러니까 스트로마톨라이트 표면의 기울기가 같은 값으로 되돌아오는 기간이 1년이라는 뜻이지요.

과학자들은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의 기울기를 조사한 뒤 1년 동안 몇 겹이 쌓였는지 세어 봤어요. 그랬더니 8억5000만년 전에는 1년 동안 435겹이 쌓여 있었어요. 이는 곧 지구의 자전 속도가 지금보다 빨라 1년이 435일이었다는 뜻이죠.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은 그대로이니 하루는 20.3시간에 불과했던 거예요.



대륙이동설도 뒷받침해

화석은 대륙이동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기도 해요. 대륙이동설은 초창기 거대 대륙인 '판게아(Pangaea·초대륙)'에서 오늘날의 6대륙이 갈라져 나왔다는 건데요.

독일의 기상학자 알프레트 베게너(1880 ~1930)는 고생대 후기부터 중생대 초기에 번성한 열대식물 글로소프테리스(Glossopteris)의 화석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남부, 남극, 오세아니아, 인도 등 다른 기후의 고생대층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또 네발로 걷는 초식동물 리스트로사우루스의 화석이 아프리카와 남극 등에서 발견된 점이나 비좁은 강 유역에 사는 파충류 메소사우루스의 화석이 멀리 떨어진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점 등도 이상했어요. 사는 지역과 기후가 다르면 생김새도 달라지는데, 똑같은 모습의 화석이 발견된 거예요.

베게너는 이런 사실을 고려해 2억년 전에는 하나의 커다란 대륙만이 존재했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1915년 발표된 베게너의 주장은 당시 대륙이 이동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해 널리 인정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1950년대 이후 지각을 움직이는 맨틀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고, 후대 과학자들이 더 정교한 증거를 덧붙여 이를 증명했답니다.


[버지스 셰일층]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의 버지스 셰일층은 부드러운 부분까지 정교하게 잘 보존된 동식물 화석들이 나오는 곳으로 유명해요. 그래서 이곳에서 나오는 캄브리아기 화석을 '버지스 셰일 화석'이라고도 하지요. 최근 연구된 절지동물 스탄레이카리스 연구에 활용된 화석도 이곳에서 나온 건데, 화석 상태가 너무 좋아서 뇌와 신경 구조까지 연구할 수 있었다고 해요.

조선일보 2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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