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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맛있길래 도둑질까지...메뉴 하나로 美 평정한 치킨집의 비밀 [오찬종의 매일뉴욕]
미국에서 매장을 새로 열 때마다 ‘오픈런’이 벌어지는 치킨집이 있습니다.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개점일에는 경찰이 교통 통제에 나서고, 이를 안내하는 뉴스 기사까지 등장합니다. 바로 치킨 핑거 전문점 ‘레이징 케인즈(Raising Cane’s)’입니다.
지난해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 Age)는 레이징 케인즈를 ‘미국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 중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20개 브랜드 중 유일한 음식 프랜차이즈였는데요, 함께 이름을 올린 브랜드로는 테일러 스위프트, 챗GPT 등이 있었으니, 그 화제성을 짐작할 수 있죠.
실제 매출 성장 속도도 엄청납니다. 2021년 23억 7000만 달러에서 2023년엔 37억 6000만 달러로 매해 30% 넘게 성장하고 있죠. 지난 해에도 전년 대비 34% 커진 매출 51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인기를 이끄는 중심엔 바로 미국 Z세대의 열렬한 지지가 있죠.
창업자 토드 그레이브스(Todd Graves)가 키우던 리트리버 강아지의 이름이 ‘케인’이었습니다. 창업 초기 1호점에서는 이 강아지가 매장에 상주하며 손님을 맞았다고 해요. 지금은 그 손자뻘인 ‘케인 3세’가 마스코트로 활동 중입니다. 캐릭터 굿즈에서도 확인할 수 있죠.
참고로 ‘Raising Cane’은 영어 구어체로 ‘소란을 피우다’, ‘왁자지껄하게 놀다’는 뜻도 있습니다. 브랜드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중의적인 이름이죠.
메뉴판을 보면 알 수 있듯, 케인즈가 Z세대를 사로잡은 첫 번째 이유는 단순함입니다. 창업자가 밝힌 브랜드 철학은 “One Love”. 매장 간판 곳곳에서도 볼 수 있어요. 우리 말로 의미를 살리면 ‘하나만 잘하자’는 취지의 슬로건입니다.
그 철학대로 이 브랜드의 사실상 주요 메뉴는 하나, ‘치킨 핑거’입니다. 닭고기를 손가락처럼 길고 얇게 잘라 튀긴 요리인데요, 냉동육이 아닌 신선한 닭고기를 사용하며, 주문 즉시 조리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케인즈의 ‘킥’은 바로 비법 소스에 있습니다. 마요네즈, 케첩, 후추 등을 섞은 이 소스 때문에 케인즈를 찾는 팬들도 많죠. 실제로 이 소스를 대량으로 훔치려다 체포된 사건이 뉴스에 보도될 정도였습니다. 느끼하지 않고 매우 강한 감칠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 콤보 메뉴에는 치킨 핑거, 텍사스 토스트, 코울로, 프렌치프라이가 들어 있습니다. 텍사스 토스트는 일반 토스트보다 훨씬 두껍고, 마늘 버터를 발라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식감을 줍니다.
틱톡에서는 이 토스트를 반으로 갈라 치킨과 감자튀김, 소스를 넣는 ‘케인즈 도그’ 레시피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케인즈가 성공한 두 번째 이유는 마케팅, 특히 틱톡을 중심으로 한 바이럴 콘텐츠 전략입니다.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케인즈 메뉴를 리뷰하고, 먹방·주문법·먹는 꿀팁 등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확산됐죠. ‘캐니악(Caniac)’이라 불리는 팬덤도 있습니다. 케인(Cane) + 매니악(Maniac)의 합성어입니다. 레이징케인즈 측은 브랜드 팬들에게 무료 메뉴 제공, 이벤트 초청 등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합니다.
스타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팝스타 포스트 말론과의 협업이 있었죠. 케인즈와 협업해서 매장 인테리어를 자신의 감각대로 꾸민 스페셜 매장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직접 서빙을 하며 팬들과 만났죠. 포스트말론 콜라보 지점은 유타주와 텍사스주 두 곳에서 지금도 운영 중입니다.
창업자 토드 그레이브스는 루이지애나 주립대 경영학도였어요. 대학시절 교수님이 창업 아이템에 대한 과제를 냈는데 “치킨 핑거만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라는 리포트를 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 최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이게 되겠냐”라는 거죠. 오히려 성의 없이 과제를 했다고 혼났다고 해요
계획서를 들고 은행을 찾아봤지만 역시 대출 거절을 통보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레이브스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레스토랑을 열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직접 마련하기로 결심했죠.
대학을 졸업한 1994년. 그는 회사에 취업하는 대신 대도시 LA로 혈혈단신 떠났습니다. 단기간에 돈을 많이 버는 일을 찾기 위해서죠. 이곳에서 석유 정제소에서 보일러 제작자로 주90시간 일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서 결국 원양어선까지 탑니다. 알레스카로 가서 하루 20시간 동안 일하면서 연어를 잡았어요.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 ‘박새로이’에 버금가는 스토리죠.
그렇게 2년간 돈을 모은 토드는 다시 고향 루이지애나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본인에게 낙제점을 준 모교 근처에 구축 건물을 구입했어요.
그가 밝힌 비화에 따르면 원양어선 생활에 한이 맺힌 나머지 원래 가게 이름을 ‘연어’라고 지으려 했다고 해요. 하지만 치킨집 이름이 ‘연어’가 말이 되냐는 친구들의 반응에 지금의 이름인 ‘레이징 케인즈’로 바꿨다고 합니다.
1996년 8월 28일, 밤 9시 마침내 그는 첫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거리로 나가 직접 모객했는데 첫날밤 매장은 새벽 3시 30분까지 영업할 만큼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이때부터 레이징 케인즈 전설의 시작이 됐죠.
그레이브스는 지금도 본인을 CEO이자 요리사이자, 종업원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과 함께 케인즈는미국 전역에 6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그레이브스는 최근 비전 발표에서는 레이징 케인스를 미국 내 상위 10대 레스토랑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레이징 케인스는 1,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설정했습니다.
현재 레이징 케인즈는 외부 투자 없이 본인들만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비전을 설정한 만큼 투자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등판할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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